집 문제로 당초 계획보다 결혼을 빨리 하게 된 저의 커플에게, 결혼준비 중 최대 난관은 바로 신혼여행이었습니다.

다른 것들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신혼여행 만큼은 평소 생각해오던데로 진행하기엔 이것저것 걸림돌이 많았지요.

남들과 똑같은 곳을 가기는 죽기보다 싫었고...크게 봤을 때 제가 원한건, 최대한 한국 사람도 많이 없고, 평소에 살면서 가기 힘든 곳, 너무 복잡하지 않은 곳을 원했지만, 유럽이나 호주 쪽을 가기엔 휴가 기간이 딱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동남아쪽을 가기는 너무 싫었거든요.

그러다 만난 팜투어의 윤여민 실장님은 제게 너무도 딱 맞는 곳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바로 그 이름도 생소한 마이애미&바하마 크루즈..

솔직히 신혼여행에 마이애미라...한번도 들어본 적도 없고, 주변에 어느 누구도 가본적 없는 곳이라 괜찮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아울렛이 있다는데 완전 반했죠~♥)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하고, 나중에 알아보니 팜투어라는 곳이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에 탄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듯 하여 더욱 믿음이 생겼습니다. 

또한 결혼준비를 하던중 티비에서 홍록기 부부의 신혼여행지로 이곳이 나오더라구요..딱 보니 저희가 계약한 상품이랑 같아서 홍보(?)의 냄새가 나기도 했지만 미리 약간의 정보를 얻을수 있었어요(마이애미 관광상품이 잘 없어서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정보가 부족했거든요..)

결혼식을 올린 다음날..

둘 다 첫 해외여행이라 솔직히 긴장도 되고 설레이기도 했지만,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처음엔 조금 어색하다가 바로 직원분을 찾아 설명 듣고는 발권과 짐을 부치고, 밥도 먹고 면세점 쇼핑도 하고 정신 없이 돌아다녔죠.

장시간 비행기를 타는 것,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 것 등..모든게 첨이라 긴장했는데, 다행히 헤메지 않고 디트로이트에 잘 내렸습니다.

그런데 모든게 순탄치는 않았어요. 서툰 영어로 이미그레이션도 잘 통과 했는데 갑자기 세관신고 담당하는 직원이 따라오라는 것입니다. 순간 저희 부부는 긴장*100에 암것도 모르고 따라갔더니 혹시 미국에 살러 온건지, 결혼한건 맞는지, 언제 결혼했는지, 아이는 있는지, 임신해서 온건 아닌지, 직업은 있는지.......완전 꼬치꼬치 캐 묻더군요. 결국엔 E-티켓을 보여주며 돌아갈 비행기도 예약되어 있는걸 보고 보내주었어요. 나중에 물어보니, 보스톤 마라톤 테러 이후 공항에서 이렇게 무작위로 집어서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대요. 델타항공이 주로 미국인들이 많았고, 한국인이 있긴 해도 다들 비즈니스 승객이거나 혼자 미국왔다갔다 하는데..저희는 부부라고 해서 특별히 더 감시(?)당한 듯 해요..(저희랑 같은 비행기를 탄 5팀의 신행커플 중 저희만 걸렸더라구요..ㅠㅠ)

디트로이트에서 포트로더데일 공항에 내리니 시간은 어느새 저녁이 다 되었습니다.

가이드 분이 공항에 나와 계셨는데 인상 좋은 아저씨(?)여서 공항에서 있었던 일은 어느새 잊고 다시 들뜬 마음에 차를 타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5커플 중 저희만 힐튼에 묵었고 나머지 팀들은 하얏트라고 해서, 저희만 떨어지게 되었죠. 근데 힐튼은 아래층에 스벅도 있고, 조식도 포함이었고, 호텔안 기념품 샵에 음료랑 과자같은 간식도 팔아서 좋았어요.(하얏트는 조식이 불포함이라는..ㅎㅎ)

짐을 풀고 씻고 일단은 시차적응을 위해 억지로 잠이 들었습니다.

둘째날 아침..

미팅시간을 맞추려고 일찍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조식을 간단히 먹고, 호텔 수영장과 로비, 주변탐색에 나섰죠. 크루즈 2박후에도 힐튼에 묵을거였기 때문에 자세히(?) 탐방을 했답니다. 

 
 
 

다른팀들은 아침을 안먹어서 다같이 만나 일단 사우스비치쪽으로 이동해서 간단히 식사를 했습니다. 저희는 새벽에 조식도 먹고, 브런치를 또 흡입했죠..ㅋㅋ

 

날씨가 조금 흐리긴 했지만 햇볕 알러지가 있는 저에겐 너무도 좋았어요.더운 날씨이지만 습도가 낮아서 땀도 나지 않았고, 한국에 비해 따뜻하다고 할까나요?^^남는건 사진이라며 신나게 사진 찍고, 저희랑 같은일정인 커플과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그 다음에 가본 곳은 코랄케이브..

예전 어느분이 만든 마을이라고 했는데...우리나라와 다르게 길을 새로 깔지 않아 마차가 다닐 때 쉽게 볼 수 있도록 도로표시석이 바닥에 세워져 있고 인도와 차도에 턱이 없었어요. 차를타고 돌면서 이곳의 랜드마크라고 하는 유럽풍의 호텔과 예쁜 교회들..마침 이곳에서 미국 TV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더라구요. 우리나라는 매일 새 도로를 깔고 새로 리모델링을 하는데 비해 미국은 옛것을 보존하려는 생각들이 지배적인 것 같았어요. 

 

그리고 나서 리틀하바나라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쿠바의 정취가 물씬~풍기는 곳이었어요. 마이애미는 쿠바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서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더라구요. 슈퍼도 들어가 보고, 어느곳에나 있는 맥**드에서 음료도 한잔씩 마시고 나니 어느새 흐렸던 날씨가 맑아지더군요.


 

이제 크루즈를 타러 이동~!!

솔직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크루즈의 외형을 보고 그 웅장함에 약간은 압도 되었어요. 실내는 타이타닉이나 그런데서 보던 것 만큼은 아니었지만, 한국에서 지방에 놀러가면 묵었던 모텔 수준(??)은 되는 것 같았어요.

 
 
(크루즈에서의 선셋..멋지죠?)

크루즈에서 첫 식사를 하는데 저희는 크리스탈 레스토랑이라는 곳을 예약했어요. 드레스코드가 있는 곳이라 나름 깔끔하게 입고 들어가 식사를 하는데, 바다에 파도가 심해서 약간의 배멀미는 있었죠. 점차 시간이 지나니 바다도 평안해지고, 배멀미 또한 없어졌어요. 밤새 배를 타고 바하마로 향해가는 동안 저희는 다음날을 기대하며 푹~잠이 들었죠.

셋째날..

아침에 도착해서 본 바하마 항구는 정말 너무도 예뻤어요.

 

배 9층에 마련된 뷔페에 올라가 간단히 아침을 먹고, 바다에 나가기 위해 분주히 준비를 했죠. 같이 간 커플과 함께 해양스포츠를 하기로 하고 내려갔는데, 밤에 바다에 파도가 심했는지 저희가 타려는 스노쿨링 배가 뜨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오후나 되야 할거 같다고 해서 저희는 그냥 스노쿨링을 포기하고 바하마 관광을 택했어요.(사실 별로 내키지도 않았고, 오후에 바다에서 놀기로 했었거든요..)

작은 가게가 즐비해있는 것이 아마도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인거 같아요. 면세점도 꽤 있었고, 카지노도 있어서 최대한 많이 보고, 해보고, 사진도 많이 찍었답니다. 이곳의 건축물의 분위기는 좀 유치한 것이..꼭 놀이동산 같았어요. 근처 해변가로 이동해서는 랍스타와 윙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바나나보트와 제트스키를 탔는데, 한국과 다른건 바나나보트를 자그마치 1시간 가까이 탈 수 있다는 것..? 저희는 15분 정도 탔는데 진짜 길게 태워주더라구요. 그리고는 제트스키...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정말 바닷가에 딱 서서 눈에 보이는 모든 구역에서 탈수 있을 정도로 바운더리가 넓었고, 시간도 한 40분정도? 저는 혼자 완전 신나서 직원이 그만타고 들어오라고 할때까지 탄 것 같아요. 그리고 카리브해에서 해수욕와 태닝을 즐기고 배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은 코브레스토랑을 예약했는데..식사를 마칠 때 쯤 직원과 손님이 일어나서 춤도 추고 신나는 분위기였어요. 같은 배에서 먹었는데 어제 저녁과는 완전 대비되는 분위기라 신났죠~^^

 

배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아쉬워 하며..두 커플이 같이 컵라면을 나눠먹으며 수다 꽃을 피웠습니다.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배 한쪽에 있는 나이트에서 ‘강남스타일’이 나오더라구요. 저희는 바로 나이트로 향했는데 시간이 새벽 1시가 다되어서 인지 사람은 거의 없더군요..그래도 한국노래를 들으니 기분이 이상했어요^^;;

 

넷째날 아침에 눈을 뜨니 배는 다시 미국에 도착해 있었어요.

얼른 아침을 먹고 내렸는데, 한국에서 미국올때와 마찬가지로 이미그레이션을 다시 하더라구요..(철저한 나라 미쿡..-_-;;;) 이번엔 아무일 없이 금방~무사통과^^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계획된 일정대로 움직일지 일정을 조금 수정할지에 대해 서로 의논하고는 세커플 모두 다른 일정보다는 쇼핑이라고 한마음이 되어 아울렛으로 향했습니다.

일단 아울렛 안내지도를 받아든 저희 부부는 어느 매장에 갈지 지도에 다 표시한 다음 제일 짧은 동선을 이용하여 쇼핑을 즐겼습니다. 6시간..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점심 먹을 시간도 아까워서 아울렛을 헤집고 돌아다녔죠. 저희 신랑이 체격이 있어서 한국에서는 옷 사기가 힘든데 미국은 큰 사이즈들이 많아서 일단 맘에 드는 옷 하나를 입어본 다음에 괜찮으면 색깔별로 마구 골라 담았습니다.(쇼핑한거의 90%가 신랑의 옷..ㅠㅠ). 쇼핑을 다 마친 후 아울렛 입구에 중식당에 가서 간단히 밥을 먹었는데 양이 엄청 많더라구요..
 
 

그리고는 베이사이드로 이동~간단히 구경하고, 사진찍고, 작은 쇼핑몰 느낌같기도 하고, 일산에 있는 라페스타의 분위기도 나고...근데 이 옆에 호수 인지 강인지가 있어서 1시간 짜리 유람선을 탈수 있었어요.
  


저녁 먹을때가 되어 스시부페로 이동~

호텔 근처에 뷔페였는데, 아울렛과 거리가 좀 있는지라 중식당에서 먹은 늦은 점심은 다 소화가..ㅎㅎㅎ

 

밥을 먹고는 퍼블릭스에 가서 각자 방에서 먹을것들과 필요한 것들을 샀습니다. 퍼블릭스는 미국에 있는 대형 슈퍼인데 블로거들이 많이 올려놔서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가보니 또 색다르더라구요. 약도 종류별로 엄청 많이 팔고..한국의 마트랑 비슷한데 정말 곳곳에 있었어요. 워낙 땅이 넓은 나라라 그런거 같았어요.

호텔로 돌아가 쇼핑한 것들을 다 꺼내서 또 입어보고 신어보고, 매고..한바탕 패션쇼를 벌였습니다.

다섯째날..

공식적으로 마지막 관광..올랜도 테마파크와 키웨스트 중 한곳을 정해서 가야하는데 저희는 키웨스트를 가기로 했어요. 마이애미를 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꼭 가야 하는곳이라고 강추 했었기에 기대를 했는데, 호텔에서 차로만 4시간정도 걸리더라구요......-_-;;;;(플로리다 최남단에 위치한 곳이라..우리나라 서울에서 해남땅끝마을 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ㅋㅋ 

가는 내내 양쪽으로 펼쳐진 카리브해를 보면서 저희는 감탄을 마지않았고, 중간에 있는 세븐마일브릿지에 내려 사진을 찍었습니다.

 
 
 

원래 이 다리가 제일 긴 다리(11km?)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중간에 다리가 끊겨 있어요. 그대신 옆으로 새로운 다리를 놓았구요..(다리는 옛날에 만든거라..배들이 지나다니기 위해서 중간을 끊은거라고 했어요.) 아놀드슈왈츠제네거가 주연한 영화 트루라이즈에 보면 추격전 끝에 다리를 폭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바로 이 다리랍니다.

이 곳이 1번 고속도로인데, 이 시작은 키웨스트에서 시작된다고 하더라구요.

키웨스트는 헤밍웨이 생가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저희는 헤밍웨이 생가안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쿠바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기념품 샵에서 쇼핑을 하고, 키웨스트 마을을 구경하였습니다.

 
 
 

이곳에는 쿠바와 단 90마일만 떨어져 있다는 표시석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다들 사진을 찍느라 줄을 서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쿠바와 제일 가까운 곳이래요. 그래서 쿠바문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것 같았어요.

 
 

호텔까지 시간이 또 많이 걸려서 아쉽지만 서둘러 키웨스트를 떠났습니다. 마이애미 다운타운에 다시 돌아와서 호텔로 바로 향하진 않고, 전날 잠시 들렀던 베이사이드에 내려 간단히 저녁을 먹고..(그러고 보니 저녁에 또 쿠바식당을...ㅋㅋ) 베이사이드 구경을 하고, 호텔까지 산책하면서 시내를 둘러보았어요. 원래 미국이 치안이 그리 잘 되어 있는편은 아닌데, 이날 베이사이드 근처에서 마라톤 대회가 있어서 경찰도 많고 사람들도 제법 있어서 무섭진 않았어요.

 
 

걸어오는 길에는 오페라하우스와 농구장(?)이 있었는데, 신랑 말로는 마이애미 히트라는 농구팀도 유명하고 아메리칸에어라인아데나 라는 농구경기장이 진짜 유명한 곳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또 막 사진을 찍었죠.. 아쉽지만 마지막 밤이 또 이렇게 저물었어요.

 
  

여섯째날..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가는날..쇼핑한 것을 잘 나눠담고..(가방 무게가..후덜덜..) 공항으로 향했죠. 티켓 발권을 하려는데(두둥~!!)...

포트로더데일에서 디트로이트 가는건 괜찮은데, 디트로이트에서 인천 가는 비행기가 딜레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죠. 순간 황당+당황..-_-;;

혹시 몰라 다른 비행기를 검색했으니 있을 리가 만무했고..어쩔수 없이 발권을 해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공항은 다 똑같이 생겼더라구요..디트로이트에 내려 할 일이 없었던 두 커플은..델타에서 주는 1인당 50$의 티켓을 들고 공항안을 누볐죠. 면세에서는 쓸 수 없는 티켓이라 넷이서 200$어치 밥과 술과 간식을 쭉쭉~먹었습니다. 5시간이나 기다려 드디어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고고~~

비록 아침에 호텔에서 나온지 26시간만에 인천공항에 내렸지만 비행기에서 계속 먹고 자고한덕에(?) 배도 안고프고, 졸립지도 않고..약간 피곤한것만 빼고는 괜찮았어요.

너무 꿈같은 일주일이 지나가고 난 후 저희는 시차적응은 완벽히 성공했지만 아울렛의 여운이 가시지를 않았어요. 그래서 올 여름 휴가 계획도 미리미리 세우고 있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즐거운 신혼여행이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딱~!! 그런 여행이어서 너무 만족한답니다.(물론. 신랑은 아울렛 쇼핑으로 인해 완전 완전 만족이구요-또 미국에 가자고 한다는..^^;;)

너무 주저리주저리 길게 남겼네요.

특별한 신혼여행을 원하신다면, 남들 다 가는 신혼여행이 별로라고 생각하신다면, 마이애미&바하마 크루즈.. 꼭 선택해 보시기 바랄게요.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완전 강추~!!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