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새벽, 설레임에 잠도 설친 채 나선 우리의 결혼 후 첫 번째 휴가^^

결혼 1주년을 앞두고 있기에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라 생각하며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행지는 싱가폴 경유, 반일 관광 후 몰디브 아난타라 리조트까지 총 4박6일간의 일정이었습니다.

지난 피지 허니문 때 팜투어 담당자께서 너무나 잘 챙겨주신 덕에 이번에도 다름아닌 팜투어에 과.감.히.

저희의 Reminding honeymoon을 부탁 드렸지요^^  촉박한 일정임에도 역시나 기대이상으로 꼼꼼히 챙겨주신 이승진 주임님 덕분에 후회 없이 멋진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정말 감사드려용~^^) 

약 6시간의 살짝 긴 비행시간을 거쳐 도착한 싱가폴, 지금 그 곳은 한창 덥고 습하다는 다소 공포스런 정보를 안고 도착했지만, 다행히도 살짝 내리는 보슬비 덕에 되려 상쾌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고, 관광을 다니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주어진 약 5시간의 짧은 시간 동안 싱가폴의 다양한 모습들을 접하기 위해 미리 책자와 자료를 준비해 갔습니다. 고민 끝에 선택한 우리 부부의 알짜배기 반일관광 경로는,   Clarke Quay->Esplanade->No signboard->Marina Bay->Suntec city~!

싱가폴은 택시비가 비싸지 않은 덕에 택시를 타고 주로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 독특한 억양의 영어를 구사하는 수다쟁이 택시기사들 덕택에 참 재미있었고, 나름 편안하게 견문을 거저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첫 번째 코스로 한국의 압구정이라 불리 우는 젊음의 거리 클락키에 도착해서 독특한 인테이어의 다양한 바와 레스토랑도 구경하고, 강변의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 비가 와서인지, 낮이라 그런지 한산~ 그래서 더 좋았지요 흐흐.. 다음으로 딱정벌레 모양으로 생긴 싱가폴의 오페라하우스인 에스플러네이드로 이동하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시연하였던 'King & I' 뮤지컬 오리지널 팀이 공연을 하고 있더군요. 한편, 일반적으로 싱가폴을 가면 가장 유명한 식당이 점보레스토랑이라는 해산물 전문 식당인데, 보통 이곳에서 칠리크랩 혹은 페퍼크랩, 타이거 비어 등을 꼭 맛보고 오라고들 하는데요, 사실 잘 찾아보면, 너무 유명해진 곳보다 속속들이 맛집들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점보 이상으로 맛있는 곳이 에스플러네이드 안에 있더군요. 이름하여 - No signboard ,  말 그대로 간판이 없습니다^^ 때늦은 점심, 싱가폴의 대표 음식인 화이트 페퍼크랩과 버터프라운!, 짭짤하면서도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한 해산물과 향긋한 후추, 아삭한 코코넛의 맛은…아..꼭 한번 싱가폴 일주 여행을 와보고 싶단 생각을 들게 하더군요^^ 미식가 여행..ㅎㅎ 게다가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 환경 덕택인 지 푸짐하게 먹어도 한국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해산물 가격은 비싸지 않았습니다.^ㅡ^

맛있는 점심으로 인하여 폭등한 우리 부부의 엥겔지수에 흡족해하며, 한껏 풍요로워진 마음으로 쇼핑을 나섰습니다. 원래 시간이 얼마 안 되는 지라 중구난방 여기저기 헤매느니 널널하게 웨빙하자는 게 우리 부부 모토였기에 애초부터 맛있는 것 먹기와 쇼핑하기에 주력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작전을 세웠더랬습니다. 에스플러네이드를 지나 지하도로 연결되는 선덱시티를 구경하고, 다들 들러주신다는 나름 유명한 수제화 매장도 들러서 완소 신발들 간택해주시고, 그 밖에 다양한 물품들을 구매하면서 즐겁게 쇼핑하였습니다.^^ 싱가폴도 우리나라 코엑스 몰처럼 큼직큼직하고 편리하게 되어있는 대형 쇼핑몰이 밀집해 있어 쇼핑하기엔 정말 편리하더군요. 정녕코 시간이 없었던 관계로 오차드를 들러 럭슈 아이템들에 쇼핑광 부부의 따스한 손길을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도 없는 탓에, 찐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서둘러 도착한 창이공항. 우리는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몰디브를 향해 날아갔습니다. 약 4시간에 걸친 비행. 이미 6시간을 날아왔었고, 나름 싱가폴 일주를 하였더니 비행시간은 지루하지도 않더군요^^

늦은 밤, 드디어 몰디브 유일의 공항인 말레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역시 작은 나라의 공항답게, 마치 버스터미널을 연상하는 왁자지껄하면서도 그래 봐야 시끄럽지도 않은 정말 작은 공항, 입구를 나서니 몰디브 전역의 리조트 부스들이 줄지어 있고 우리를 데리러 온 직원이 명패를 들고 환하게 반기더군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몇몇의 커플들과 아난타라 요트에 탔습니다. 혹 사람이 너무 많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대여섯 남짓 되더군요.

청명한 하늘에 이름 모를 별들이 무수히 점멸하는 가운데, 약 35분 바다를 타고 쾌속 질주한 끝에 드디어 저 멀리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밤이었지만 가까이 갈수록 조명이 밝혀진 선착장과 길을 따라 정면에 보이는 프론트, 해변가에 불을 밝힌 식당들, 그리고 우리가 묵게 될 줄지어 서있는 아름다운 워터방갈로들이 선명히 보이더군요. 그리고 향긋한 레몬향이 나는 차가운 손수건과 환영인사가 우리를 반겼습니다. 그렇게 우리 부부의 본격적인 reminding honeymoon in Maldives가 시작되었습니다. 두둥~^^

약 4박 5일간의 시간. 하루의 일정은 그 어떤 것도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매일매일 특별한 스케줄은 마치 석간신문처럼 침대 위에 놓여져 있고 원하는 익스커션을 찾아보고, 프론트에 전화를 하거나, 혹은 직접 방문하여 예약하고 참여하면 됩니다. 얼마나 많이 챙겨서 참여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너무나 짧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론 아무 일정 없이 집 앞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며 그야말로 여유롭게 보낼 수도 있습니다. 식사 또한 마찬가지지요. 우리는 갖춰진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아난타라의 갖가지 음식들을 맛 볼 요량으로 의도적으로 조식만을 여행경비에 포함시켰는데,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행여나 귀찮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사전에 여행사에 의뢰해서 풀보드로 계약을 하셔도 되지만, 나름 메뉴가 다양하고, 풀보드 제외 메뉴들이 꽤 있어서, 가서 매니저들과 대화하며 선택해보는 재미도 나름 즐거울 거라 생각되는군요. 참고로, 조식뷔페는 컨티넨탈식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식사가 될 만한 아이템들이 제법 있습니다. 머무는 동안 매일매일이 특별한 하루 였고, 그렇게 뜻 깊게 지낸 아난타라 리조트의 특징을 후기와 함께 설명해볼까 합니다.^^

 

[숙소]

아난타라의 숙소는 비치빌라/오버워터스위트(워터방갈로)/선셋오버워터스위트로 구성이 됩니다. 말 그대로 해변가에 집이 있는지, 혹은 물 위에 있는 지입니다. 우리 부부는 지난 피지 보모아일랜드에서 비치 빌라를 이미 경험했던 지라 이번에는 워터방갈로를 선택했지요. 작년에 설립된 아난타라는 신생 리조트답게 최신식, 깨끗한 시설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약 박당 90불(USD) 정도의 surcharge를 부담하고, 썬셋오버워터스위트에 묵었는데 썬셋은 일단 반대편의 오버워터스윗에 비해 가격이 비싼 만큼 일몰의 멋진 광경과 바로 앞의 바다 풍경이 너무나 멋집니다. 각각의 오버워터스위트(이상 스위트)는 독채형태이며 테라스를 통해 바로 바다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아난타라의 특징이 약 허리까지 오는 고운 모래의 라군이 넓게 넓게 형성되어 있어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마음껏 스노우쿨링과 카약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인데요. 게다가 카약을 타고 살짝만 가면 짙푸른 리프가 있어 다양한 물고기도 만날 수 있답니다.

숙소는 거실과 침실, 욕실, 테라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침 저녁 두번에 걸쳐 리조트 직원이 각각 다른 분위기로 숙소를 청소, 정리하여 줍니다. 커다란 침대는 바다를 향하고 있고, 아담한 거실에는 항시 고급 아라비안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에스프레소 머신도 있지요^^ 욕실의 경우 어른 셋이 들어가도 남을 정도의 큰 석조 욕조가 사방이 통 유리로 둘러싸여 마치 바다 위에 있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거실, 침실&욕실 그 어디에서도 바다 위 개인테라스로 나갈 수 있어 테라스 선베드에서 낮잠을 즐기거나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식사]

아난타라는 몰디브의 수많은 리조트 중에서도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 많다고 합니다. 게다가 아난타라는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식당을 가지고 있습니다. 푸시카페(부페), 아쿠아바(칵테일바&브런치 등), 테라조(이태리식당), 후단그릴(퓨전요리), 반후라(전통태국요리) 등 약 5개의 식당 이외에 Dine by design이라 하여 로맨틱한 해변에서, 단독 테라스에서, 때로는 숲 속에서 둘만의 식사를 마음대로 구성하여 먹어볼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해변가에서 로맨틱 디너를 했는데,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등불과 꽃으로 장식된 하얀 테이블, 우리만을 위한 서버와 요리사,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다양한 종류의 바비큐, 시원한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 기대 이상으로 행복한 밤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식당을 꼽는다면 배를 타고 가서 만나볼 수 있는 태국식당 반후라 입니다. 아난타라가 태국리조트 체인인 덕에 정통 태국요리를 맛볼 수 있었는데요, 톰양꿍과 입속을 얼얼하게 만든 볶음류는 꼭 한번 다시 먹어보고 싶은 요리였습니다. 또한 반후라의 독특한 건물 구조 덕에 식당 한가운데 뚫린 아래로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 들도 만나볼 수 있었죠^^ 여담이지만, 담당 서버 중 한 분이 ‘궁’ 의 주지훈을 너무나 좋아한다며 수줍게 말을 건네는 등 그 먼 곳에서도 한류 열풍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익스커션&스파]

몰디브에도 다양한 익스커션이 있었습니다. 익스커션 비용은 스노쿨링과 카약을 빼곤 모조리 유료이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까운 활동이 많이 있습니다. 비용이 부담이 된다면 리조트 내에 배드민턴장과 언제든 무료 이용 가능한 인터넷이 있는 작은 도서관, 최신식 헬스시설이 있는 헬스장도 있습니다.^^ 우린 이 중 돌핀사파리와 피싱투어를 선택하였습니다. 커다란 요트를 타고 이곳 저곳 몰디비안들과 함께 바다를 탐험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나타난 작은 점들, 가까이 다가갈수록 뚜렷이 보이는 모습은 돌고래 떼였습니다.^^ 크고 작은 돌고래들이 바로 제 발 밑을 지나가고 때론 점프하고 회전하면서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동물원에서 보던 돌고래 쇼 정도를 생각했던 제겐 노을 속에 대자연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감동이었습니다. 다른 외국인 커플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선장 아저씨를 신랑이 몰래 꼬셔서 예정보다 조금 일찍 귀환하였습니다. 이유는 비밀입니다. ㅋㅋ.

늦은 저녁, 영국, 태국 커플들과 함께 이동한 피싱투어. 각각 낚시줄에 미끼를 꿰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줄을 잡고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에 오는 감촉, 열심히 당겼지만 역시나 서툰 덕에 전 낚시줄만 끊어뜨렸고 신랑은 커플들 중 가장 큰 월척을 낚았지요ㅋㅋ^^ 게다가 이 물고기는 정말 비싸고 맛있는 물고기라고 직원들이 놀라더군요, 덕분에 이 월척으로 다음날 점심식사까지 몰디비안 식으로 멋지게 해결했습니다. ^^)v 뱃멀미 따로 안 하시면, 꼭 경험해 보시길. 일 등급 횟감들이 널려있답니다.  

한편, 아난타라는 태국식 스파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리조트 입니다. 몰디브 아난타라 역시 아침이면 프론트 앞에 스파 직원들이 나와 아침인사를 하며, 간단한 근육 마사지를 해줍니다. ^^ spaholic인 제게 아난타라는 지상 낙원이었습니다. 잡지에 나왔을 법한 머리에 꽃을 꽂은 아름다운 의상의 직원들이 안내하여 들어간 곳엔 꽃이 잔뜩 덮인 커다란 욕조와 두 개의 침대가 있었고, 침대 밑으로는 유리 타일이 있어 스파를 즐기며 물고기, 만타(몰디비안 가오리) 등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세심한 마사지와 서비스 품질은 세계 정상급의 스파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였지요^^ 프라이버시가 완벽 보장된 곳에서 우리 부부는 마음껏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스파, 익스커션, 특별한 식사 등 이 모든 것을 하기에도 4박5일은 하염없이 짧게만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간 시기가 몰디브에서도 우기라서 혹시나 스콜이 몰아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비는 한번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친절하고 장난기 많은 직원들 덕분에 어딜 가도 즐거웠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여서 인지는 몰라도 모든 것이 참으로 행복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부부는 이번 여행을 계기로 혹시 주변에서 허니문 혹은 가족여행지를 물으면, 세계 3대 휴양지 중 하나인 피지와 몰디브를 부담 없이 추천하고 있습니다.^^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아름답고 잊혀지지 않을 여행지입니다. 또 한번의 아름다운 여행, 이렇게 무사히 다녀올 수 있게끔 챙겨주신 팜투어 식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